티스토리 뷰

목차


    중국 부자들이 싱가포르를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부자들이 싱가포르를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때 싱가포르는 ‘부자의 낙원’, ‘절세 천국’으로 불리며 전 세계 자본과 외국 기업이 몰려들었던 곳입니다. 지리적 이점과 개방된 경제 시스템 덕분에 싱가포르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많은 부자들이 싱가포르를 떠나기 시작했고, 심지어 중국의 부호들까지 싱가포르에서 자산을 철수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전(前) 후베이(湖北)성 1위 부호였던 란스리(兰世立)가 “싱가포르는 함정”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전 후베이 1위 부호의 경고

    2025년, 중국 기업가 란스리는 영상에서 “싱가포르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런 곳이 아니다. 중국 부자들에게 진짜 이상향은 오히려 홍콩”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습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큰 실패를 겪었다고 말합니다. 그가 겪은 일은 무엇일까요?


    ■ 싱가포르가 전 세계 자본을 끌어모은 이유

    1965년 독립 이후, 싱가포르는 불과 700㎢ 남짓한 작은 도시 국가였지만 리콴유의 개혁과 정책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금융 허브로 성장했습니다.

    • 법인세율이 낮고 각종 세제 혜택 제공
    • 70여 개 국가와 ‘이중과세 방지 협정’ 체결
    • 투명하고 안정적인 법률 시스템
    • 자유경제 정책 및 세계 최대 수준의 환적항·공항
    • 자본 통제 완화 → 출처 불분명한 자산의 ‘안식처’ 역할

    덕분에 전 세계 부호들이 싱가포르로 이주하거나 회사를 옮기고, 중국의 때부자(富豪)들 또한 경쟁적으로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 란스리가 싱가포르에서 겪은 ‘큰 손실’

    ● 부동산·관광·항공까지 확장하며 24억 위안 자산가로

    란스리는 1991년 사업에 뛰어들어 IT 장비 판매, 부동산 개발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후베이에서 가장 큰 민영기업 중 하나를 세웠습니다.

    국내에서 번 돈을 기반으로 그는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했고, 세금 혜택을 바탕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습니다. 2002년에는 더 큰 혜택을 누리기 위해 싱가포르 국적까지 취득했습니다.

    이후 중국-싱가포르 항공 노선을 운영하기 위해 2005년 동성항공(东星航空)을 창립하며 민영 항공사 중 최대 규모로 성장시켰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업이 무너졌고, 자금난 끝에 회사는 파산하며 란스리는 탈세 혐의로 수감됐습니다.


    ● 출소 후 또다시 ‘사기 혐의’에 휘말려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출소 후 사업을 재개하려 했지만, 파트너와의 갈등 속에 사기 혐의로 고발되어 구속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고발한 이들이 자신을 계약에서 배제하려고 꾸민 것이라 주장했고, 후에 중국 경찰 조사에서도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신분 문제로 싱가포르에서 추방됐으며, 새 여권을 발급받지 못하자 결국 ‘위조 여권’으로 싱가포르에 다시 입국했다가 결국 국적 박탈 및 중국 송환 조치를 당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그가 느낀 점은 단 하나였습니다.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싱가포르는 누구든 과감히 버린다.”


    ■ 2023년 30억 싱가포르 달러 규모 ‘대형 자금세탁 사건’

    2023년, 싱가포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제 자금세탁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범인 수빙하이(苏炳海)는 온라인 도박·전화 사기 등을 통해 160억 위안 이상을 모았고, 이를 싱가포르에서 세탁하려 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싱가포르 경찰은 검거를 시도했지만, 수빙하이는 체포 직전 내부자로부터 정보를 듣고 도주했습니다.

    그는 영국으로 도피 후 거액을 내고 합의를 이루었고, 사건은 국제적으로 큰 충격을 불러왔습니다.

    이 사건은 싱가포르의 “안전한 자산 피난처” 이미지에 타격을 주어 각국 부자들이 자산을 철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부는 홍콩으로, 또 일부는 두바이로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 싱가포르를 떠나는 이유는 결국 ‘신뢰’

    싱가포르는 여전히 세계적 금융 허브이지만, 강력한 조사·감시가 시작되면서 “돈의 출처가 불분명한 사람”에게는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닙니다.

    특히 사업 과정에서 회색 지대(灰色地带)를 경험한 부자들에게 싱가포르는 더 이상 안락한 도피처가 아니며, 자산 보호 측면에서도 매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흐름 속에서 많은 중국 부호들이 싱가포르를 떠나 홍콩·두바이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 결론

    2023년 대형 자금세탁 사건 이후, 싱가포르는 예전만큼 ‘부자들의 천국’ 역할을 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엄격한 규제 강화, 신뢰 하락, 자산 위험 등으로 인해 부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공한 사업가일수록 자산의 출처가 온전히 깨끗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원문 속 시각처럼, 이들이 싱가포르를 떠나는 이유는 결국 돈의 ‘안전한 보관 장소’를 찾아 떠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