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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의 끝자락, 티베트 창두(昌都)의 황홀한 계절
    가을의 끝자락, 티베트 창두(昌都)의 황홀한 계절

     

    10월의 끝자락, 티베트 자치구 창두의 산과 강은 가장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맑고 청량한 공기가 여행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내립니다. 이곳의 하늘은 거의 투명할 정도로 푸르고, 햇살은 따뜻하지만 결코 뜨겁지 않으며, 가을 특유의 상쾌함이 온 도시를 감쌉니다.


    🏔️ 산과 강이 어우러진 성스러운 도시

    창두 시내로 향하는 길, 창두의 독특한 지형이 시야를 압도합니다. 이 도시는 험준한 횡단산맥(横断山脉)의 품에 안겨 있으며, 앙취(昂曲)와 자취(扎曲) 두 강이 합류하여 거대한 람창강(澜沧江)을 이룹니다. 세 갈래의 은빛 리본이 산 사이를 굽이쳐 흐르는 듯한 풍경— 그 장엄함 앞에서는 누구나 숨을 고르게 됩니다.


    🍂 색으로 물든 가을의 향연

    깊어가는 가을의 창두는 색채의 축제입니다. 멀리 보이는 높은 산은 초설로 하얗게 물들었고, 산허리에는 짙은 녹색과 붉은 갈색이 층층이 깔려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산림은 마치 불타는 듯한 색으로 빛납니다 — 자작나무는 황금빛, 단풍은 붉은 불꽃처럼, 참나무는 따스한 갈색으로 반짝입니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비쳐 땅 위엔 흔들리는 빛무늬가 내려앉고, 한 걸음 한 걸음이 마치 유화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줍니다.


    🏞️ 람창강 따라 걷는 황금빛 오후

    람창강을 따라 걷다 보면, 강물은 햇살 아래서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며, 강가의 노란 자작나무와 눈부신 대비를 이룹니다. 가을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황금빛 비처럼 흩날리고, 일부는 잔디 위에, 일부는 강물 위에 떨어져 물결에 실려 천천히 흘러갑니다. 현지인들은 이 시기를 “창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 부릅니다 — 짧지만 강렬하고, 겨울잠에 들기 전 자연이 벌이는 마지막 축제입니다.


     

    🌅 하루의 시작과 끝이 주는 감동

    창두의 아침은 특별합니다. 희미한 새벽빛 속에서 안개가 골짜기를 감싸고, 도시는 서서히 깨어납니다.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태극권을 연습하고, 거리의 찻집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등교길의 학생들 웃음소리가 골목마다 울려 퍼지고, 그 평범한 풍경이야말로 삶의 리듬 그 자체입니다.

    점심 무렵 마을로 향하면, 가을 추수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농민들이 황금빛 보리를 베어내며, 남성들은 낫을 휘두르고, 여성들은 단단히 묶어 쌓아둡니다. 수고로움 속에서도 얼굴에는 풍요의 미소가 가득합니다.

    해질 무렵에는 도시 뒤편 언덕에 올라보세요. 붉은 노을이 산과 강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강물은 비단처럼 빛나며, 집들은 층층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피어오르는 저녁 연기와 산안개의 조화는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 창두를 사랑한 사진가의 말

    그 순간, 한 사진가가 다가와 미소 지었습니다. “30년 동안 매년 이곳의 가을을 찍지만, 단 한 번도 질린 적이 없어요.” 그는 말했습니다. “매해의 가을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릅니다. 그건 마치 인생의 각 시기마다 다른 맛이 있는 것과 같죠.”


    🌙 밤의 창두, 따뜻한 일상의 불빛

    언덕에서 내려올 즈음, 하늘에는 별이 떠오르고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켜집니다. 거리에는 가정식 냄새가 퍼지고, 창문 너머로는 따뜻한 등불이 새어 나옵니다. 그때 문득 깨닫습니다 — 창두의 아름다움은 웅장한 자연뿐 아니라 소박하고 진실한 사람들의 삶에 있습니다.


    🧶 전통이 숨 쉬는 손길

    다음날, 현지의 수공예 협동조합을 방문했습니다. 장인들은 은기, 천연 염색 직물, 토기 등 티베트의 전통 공예품을 손수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인공 재료 대신 천연 소재를 고집하며, 조상의 기술을 이어갑니다. “우리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이 땅과의 정이 담겨 있어요.” 은 세공을 하던 장인이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 창두가 남긴 울림

    깊어가는 가을의 창두 여행은 자연의 장엄함과 사람들의 순박함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자연을 존중하고, 절제된 삶 속에서 행복을 찾습니다. 그들의 지혜는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 잊혀서는 안 될 가치로 다가옵니다.

    떠나는 아침, 햇살은 여전히 부드럽고 산과 강은 여전히 찬란했습니다. 람창강의 물결은 변함없이 흘러가고, 마음속엔 따뜻한 기억이 고요히 자리했습니다.

    창두의 가을은 단지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마음을 씻어주는 순수한 감동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자연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삶의 가장 단순한 행복 — 햇살, 공기, 노동, 수확, 그리고 사람 사이의 진심 — 그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 여행의 의미

    어쩌면 여행의 의미란 낯선 풍경 속에서 익숙한 감정을 발견하는 일, 멀리서도 ‘집’을 느끼는 일일 것입니다. 가을의 색은 곧 사라지겠지만, 그때 느꼈던 따스함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